온라인쇼핑의 법칙 – 15. 타협효과

타협효과
온라인쇼핑의 법칙 – 15. 타협효과
 
Restaurant photo
타협효과 – 레스토랑 중간가격(출처:픽사베이)
 
 
아내의 생일. 근사한 레스토랑을 예약한다. 블로그도 뒤지고 지인추천도 받아 선택한 곳이다. 사진에서 보던 것처럼 아늑하고 러블리한 분위기에 일단 만족한다. 촛불이 아른거리는 테이블 위로 메뉴판이 놓인다. 호기롭게 메뉴판을 펼치고 코스메뉴를 살핀다. 에피타이저, 메인, 디저트가 제공 되는 코스요리는 크게 스페셜 A코스(158,000원), 중간가격대의 B코스(135,000)원, 가장 저렴한(?) C코스(91,000원)로 구성되어 있다. 코스 B, C도 결코 싼게 아니었지만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은 나는 중간 가격대의 B코스를 선택한다.
 
식당에 가거나 쇼핑을 할 때, 우리는 아주 비싸거나 아주 싼 것보다는 무의식적으로 중간대의 상품을 선택한다. 소비할 때만 그런게 아니다. 정치에서도 우리는 중간을 선택할 때가 많다. 극단적인 좌파나 우파보다는 중도좌파, 중도우파를 선택한다. 뭔가 한쪽으로 쏠리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나 보다. 아마도 오랜 세월 동안 인간문화가 전달해온 생존 DNA가 양끝보다는 중간이 안전하다는 걸 각인해왔기 때문이 아닐까??
 
 

타협효과를 실험하다

 

타협효과(출처:캐논홈페이지)

 

1992년 심리학자 아모스 트버스키와 경영학자 이타마르 시몬슨은 사람들이 같은 종류의 제품을 고를 때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하였다. 한 그룹에게는 169달러와 239달러짜리 카메라를 주고 하나를 선택하게 했다. 다른 그룹에게는 기존 2개의 카메라에 더해 469달러짜리 카메라를 하나 더 주고 선호도를 측정하였다.
 
예상한 것처럼 두 그룹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첫번째 그룹보다 두번째 그룹이 중간 가격대의 상품을 더 많이 골랐다. 이처럼 극단적인 선택을 피하고 무난한 선택을 추구하는 심리현상을 우리는 ‘타협효과’라 한다. 특히 소비자가 제품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을 때 주로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렇다면 온라인쇼핑몰에서는?

 
2012년 이타마르 시몬슨과 탈리 라이히는 온라인이라는 환경에서 새로운 실험을 진행했다. 선택지는 과거의 실험과 동일하였으나 실험 전에 구매자들에게 다양한 옵션과 가격 그리고 소비자들의 후기를 보여줬다. 결과는 오프라인라인에서의 실험과는 전혀 달랐다. 
 
온라인쇼핑몰에서 제공한 다양한 상품 정보 때문에 단순 가격보다는 카메라의 특성을 기준으로 제품을 선택했던 것이다. 말하자면 중간가격을 선택한다는 ‘타협효과’가 완전히 사라져버린 것이다. 즉 소비자가 상품에 대한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을 수록 단순 가격비교에서 벗어나 제품의 ‘절대가치’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온라인 세상에서는 ‘타협효과’가 전혀 쓸모 없는 것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 우리는 타협효과를 온라인쇼핑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beer can photo
Photo by JeepersMedia
 
하나. 상품의 타이틀과 이미지만 보아서는 어느 정도의 퀄리티인지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에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3가지 가격대의 맥주가 있다고 하자. 일반 고객은 맥주 전문가도 아니며 해당 맥주를 마셔본 경험도 없다. 그러니 각각의 맥주가 어떤 퀼리티인지 알 수가 없다. 이 경우 자신의 예산 범위 안에서 가장 적절한 중간 가격대의 맥주를 선택하게 된다.
 
둘. *고관여상품의 경우, 상품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리뷰가 제공되어도 이를 받아들일 소비자가 기술 및 제품군에 대한 지식수준이 높지 않다면 타협효과는 일어날 수 있다. 노트북이나 디지털카메라를 고를 때, 우리는 다양한 기술 스펙을 접하게 된다. 이에 친숙하지 않은 고객에게는 이런 홍수와 같은 정보가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킨다. 이럴 경우 고객은 자신의 인식 범위 안에서 제품을 평가하고 직관적으로 상품을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 고관여상품 : 제품의 중요도가 높고, 값이 비싸 구입할 때 소비자들의 의사결정과정이나 정보처리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제품)
 
 

모든 사람이 합리적인 경제동물은 아니다. 

 
본 시리즈에서 줄곳 이야기하고 있듯이, 속도의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주의력결핍’과 ‘참을성부족’이라는 질병을 앓고 있다. 찬찬히 고민하고 공부하면서 제품을 구매할 여력이 없다. 물론 그렇지 않은 합리적인 사람도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내게 맞는 제품을 누가 좀 알아서 정리해주었으면…’하는 게 또한 공통의 바램이다. 
 
때문에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운영자는 자신이 취급하는 제품의 특성과 타깃고객의 성향에 맞추어 전략을 짜야 한다. 누구나 다 아는 생필품을 파는 판매자가 ‘타협효과’를 내세워 고객과 흥정하려 든다면 부질없는 짓이 될 것이다. 눈으로 봐서 쉽게 가성비를 판단하기 힘든 제품일 경우, 또한 대상 소비자가 해당 카데고리에 초심자인 경우, 고관여 상품 판매자는 적절한 큐레이션으로 고객을 리딩할 수 있다. 모든 법칙에는 예외가 있고 적용에 탄력적이어야 한다. 여러번의 테스트를 통해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타협효과

소비자가 제품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을 때 가급적이면 극단적인 선택을 배제하고 무난한 선택을 추구하는 심리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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