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는 왜 독사과를 깨물었나?

백설공주는 왜 독사과를 깨물었나?

동화를 통해 배우는 TV홈쇼핑의 마케팅전략

 

백설공주 – TV홈쇼핑 : 이미지’픽사베이’

우리에게 너무나 유명한 그림형제의 동화, 백설공주. 어른의 눈으로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은 이야기입니다.  그 중에서도 선듯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대목이 그녀가 너무나 쉽게 여왕의 살인도구들을 의심없이 건네 받는다는 사실입니다.  나름 총명하고 스마트하다는 한나라의 공주가 왜? 난쟁이들이 일터로 나가며 낯선 사람을 조심하라고 경고까지 했는데 왜?  왜, 그녀는 어리석게 독사과를 깨물었을까요?

영화’캐스트어웨이’ – 이미지 ‘픽사베이’

백설공주에게는 윌슨이라도 필요했다!

그 이유를 알아 보기 위해 깊은 산속 외단 오두막, 백설공주의 삶으로 가만히 들어가 봅니다. 백설공주는 낮에 일을 해야 하는 난쟁이들 대신 빨래와 식사준비, 청소 등 집안 일을 해야만 합니다. 손에 익지 않은 가사노동, 매일 반복되는 지겨운 일과… 그녀는 서서히 지쳐갑니다. 하지만 그보다 그녀를 더욱 힘들게 했던 건 육체적인 고통이 아닌 깊은 외로움이었습니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백설공주’를 보면 난쟁이들이 일터로 나간 사이, 숲속의 동물 친구들이 백성공주의 벗이 되어줍니다. 그들이 사람처럼 백설공주와 대화도 하고 위로도 해주지요.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각색한 만화일 뿐…백설공주는 외롭고 긴 난쟁이 집의 하루가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이미지 ‘픽사베이’

 

그 때, “예쁜 아가씨~” 하며 반가운 사람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우락부락한 낯선 사내가 아닌, 그렇다고 백설공주가 두려워해야 할 왕비의 모습도 아닌 늙고 허리가 굽은 한 노파가 문 앞에 서 있습니다. 순간 경계심이 풀립니다. 이성의 뇌는 낯선 이를 경계하라고 하지만 가슴이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합니다. 그 때를 놓치지 않고 노파는 “예쁜 아가씨, 맛있는 사과 먹고 기운 내요” 라며 다정한 말을 건넵니다.

물론 공주는 사과를 순순히 받아 먹지는 않습니다. 망설이는 공주를 보고 노파는 회심의 카드를 꺼냅니다. 그냥 맛이라도 보라며 사과를 놓고 유유히 사라집니다. 다정한 말투와 ‘공짜’라는 이야기에 이끌려 백설공주는 사과를 의심없이 배어뭅니다. 깨무는 순간 백설공주의 뇌속에 가득했던 우울함, 외로움, 피곤함이 사라지고 맛있는 음식과 아늑한 침실 그리고 사랑하는 아빠가 떠오릅니다…

홈쇼핑 스타 정윤정 쇼핑호스트 – 이미지 ‘JTBC’

 

TV홈쇼핑을 사랑한 주부들.

백설공주가 독사과를 먹게 되는 과정은 흡사 TV홈쇼핑의 주고객층인 가정 주부들이 충동구매를 하게 되는 순간과 비슷합니다. 아이들과 남편을 학교와 일터로 보낸 주부들은 전쟁터와 같은 오전시간을 마무리하고 TV를 켭니다.

쇼호스트들이 이웃집 언니처럼 다정하게 말을 건넵니다. 마치 내가 그 언니의 집에 있는 것 같습니다. 호스트들은 이쁘다며 칭찬도 해주고, 위로도 해주고 걱정도 해줍니다. 그녀가 이야기하는 상품을 구매하면 행복해질 것 같습니다. 그녀가 제안해주는 화장품을 사용하면 피부가 부드러워질 것 같고, 그녀가 입고 있는 옷을 입으면 자신도 그렇게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그리곤 망설임 없이 카드를 꺼내 결제를 합니다.

이미지 ‘픽사베이’

 

쇼핑을 하면 솟는 행복호르몬, 도파민

쇼핑을 하는 순간, 사람의 뇌에서는 도파민이 분비된다고 합니다. 성공하는 순간, 사랑하는 순간, 칭찬 받는 순간 분비되어 행복한 기억을 만드는 도파민. 이 호르몬의 다른 이름은 ‘행복호르몬’이라고 합니다. 주부들은 외로운 마음을 쇼호스트들의 위로와 쇼핑으로 그렇게 달래고 있었던 것입니다.

TV홈쇼핑을 자주 하는 주부들은 이야기 합니다. “온종일 집에 있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자꾸만 쇼핑을 하게 돼요”, “선물도 끼워 주고, 이야기도 해주고 남편보다 잘해주니까 고마워요” 등등…

주부들은 아마 요것저것 따져보고 상품을 샀다고 이야기할 것입니다. 이성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결국 우리를 움직이는 것은 감정입니다. 백설공주가 독사과를 깨물수 밖에 없었던 이유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이성보다는 감정에 치우쳐 의사결정을 내리는 감성적 존재라는 것이죠.

백설공주에게 독사과를 건네는 여왕 – 이미지 ‘픽사베이’

백설공주를 통해 배우는 TV홈쇼핑 마케팅 전략

사실 백설공주이야기에는 TV홈쇼핑의 상품 판매전략이 깊게 농축되어 있습니다. 특히 계모인 여왕은 여느 쇼호스트 못지 않은 뛰어난 스토리텔링과 상품판매 기술을 가지고 있는 데요. 억대 연봉의 스타급 쇼호스트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지경입니다.

시간대 선택

우선 여왕은 백설공주의 일과에 맞추어 그녀를 찾아갑니다. 이것은 TV홈쇼핑의 각 상품편성이 시청자들의 일과에 맞추어 있음과 동일합니다. 예를 들어 오후 3-5시 사이에는 주식과 부식 및 주방용품들을 구체적인 요리시연과 함께 소개하며 판매를 독려합니다. 그리고 저녁식사를 마칠 8시 이후에는 다이어트 식품을, 밤 늦은 시간에는 간식이나 야식으로 방송을 편성하는 식입니다.

GS홈쇼핑 쇼핑호스트 – 이미지 ‘픽사베이’

시청자에 적합한 쇼호스트 기용

여왕은 백설공주를 찾아갈 때 젊고 아름다운 자신의 본래 모습으로 찾아가지 않았습니다.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늙은 노파의 모습으로 방문하지요. 홈쇼핑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방용품 같은 프로그램은 예쁘고 젊은 쇼호스트가 아니라 일반 주부들과 비슷한 외모의 호스트들을 기용합니다. 거부감을 줄이고 친근함을 전달하기 위함이지요.

생생한 상품 이미지를 전달

독사과를 백설공주에게 먹이기 위해 여왕이 선택한 방법은 본인이 직접 상품을 들고 찾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이것보다 더 생생한 판매전략이 있을까요? TV홈쇼핑의 경우는 일일이 고객들을 찾아나서기 어렵기 때문에 쇼호스트들이 직접 상품을 입고 먹고 냄새까지 맡아가며 상품을 시연합니다. 마치 내 앞에서 상품을 보여주고 설명하듯이 말이지요.

미끼전략…무료체험 마케팅…일단 잡숴봐

끝으로 여왕은 의심이 가득한 백설공주에게 제안합니다. “걍 먹어보라고, 일단 써보고 이야기하자” 고 말입니다. TV홈쇼핑이 사용하는 전략중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바로 이와 같은 ‘무료체험 마케팅’입니다. 구매하는 것에 거부감을 가진 고객, 기능과 효용에 대해 의심을 가진 고객들의 허들을 낮추기 위해 홈쇼핑사는 이와 같은 전략을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이미지 ‘MBC TV 나는 가수다’

나는 너의~~~~영원한 친구야~아~~^^

물론 홈쇼핑사가 사용하는 판매전략에는 미끼상품, 한정판매 등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왕이 이와 같은 다수의 전략을 모두 활용해 고객(백설공주)을 유인하였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의심이 쌓인 백설공주는 결국 독사과를 먹지 않았을 것입니다. 결국 백설공주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알게 됩니다. 고객은 ‘슈퍼맨이 아니라 친구를 원한다’ 는 사실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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